스마트기기의 OS 전쟁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세계 IT 시장이 스마트 운영체제 즉, OS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의 OS인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 MS의 윈도우폰7 등 3개의 OS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의 OS, 과연 무엇이며 경쟁력은 무엇일까?

세계 IT 업계가 스마트폰 때문에 거세게 요동치고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단순히 휴대폰 트렌드의 변화 뿐 아니라 IT 시장의 판도까지 급격하게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생활이 PC 위주에서 스마트폰 위주로 바뀌었고, 그만큼 세계 IT 시장이 컴퓨터 같은 장비를 만드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을 제치고 스마트 운영체제(OS) 업체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즉, IT 세계가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폰7을 중심으로 한 신 삼국지를 형성하고 있다.

스마트 이 같은 변화를 가져온 스마트 OS는 사실상 스마트폰의 핵심이다. 손 안의 컴퓨터로 불리는 스마트폰은 과거 전화를 걸고 받는 일에 국한한 휴대폰과 달리 인터넷에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찾아서 설치해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게임도 할 수 있고 전자상거래나 원격 업무까지 볼 수 있다. 그만큼 스마트폰을 다양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스마트 OS다.

스마트 OS는 컴퓨터의 OS인 윈도우처럼 스마트폰용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가 작동하도록 도와준다. PC를 켜면 윈도우가 나타나 PC를 사용할 수 있듯이 스마트폰도 OS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렇다보니 스마트폰은 OS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각종 응용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휴대폰 제조사들도 OS에 맞춘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변화다.

지금까지 휴대폰은 제조사가 고화소의 디지털 카메라, 남다른 디자인 등 하드웨어적 요소로 승부를 걸었다. 물론 지금도 사양과 디자인은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꼽히는 것이 바로 스마트 OS다. 앞으로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OS에 따라 아이폰이냐, 안드로이드폰이냐, 윈도우폰7용 스마트폰이냐를 놓고 고민하게 된다. 더 이상 휴대폰 제품명을 놓고 고민하는 시대는 이제 가버렸다. 이렇게 되면 휴대폰 제조사들도 스마트폰 OS 개발업체들의 입맛에 맞춰 스마트폰을 만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애플을 제외하고는 모두 OS 개발업체들이 제시한 스마트폰 사양에 맞춰 제품을 개발한다.

힘의 균형추가 전통적인 컴퓨터와 프로그램 개발업체 중심에서 스마트 OS 개발업체 위주로 빠르게 기우는 셈이다. 이는 스마트폰 OS를 중심으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가 다시 헤쳐 모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동안 스마트폰 OS에 소극적이었던 업체들도 뒤늦게 스마트폰 OS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다양한 스마트 OS
현재 전세계의 스마트폰을 위한 스마트OS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아이폰 때문에 유명한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이지만 이외에도 노키아의 심비안,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용 OS 등이 있다. 하지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다른 OS들은 iOS와 안드로이드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애플의 iOS는 애플에서 만든 스마트폰용 운용체제이지만 스마트폰 뿐 아니라 아이패드같은 태블릿PC에도 쓰인다. iOS의 특징은 폐쇄형이다. 즉, iOS를 만든 애플만 개발이나 변형을 할 수 있으며, 오로지 애플이 만드는 스마트 디바이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하드웨어 업체들은 사용할 수 없고 오로지 애플만 사용하다보니 특유의 제품 로열티를 유지할 수 있다.

반면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개방형 OS다. OS의 기본적인 개발코드가 공21개돼 있기 때문에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필요에 따라 제품에 맞게 일부를 수정해 사용할 수 있다. 그만큼 기기에 최적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보니 다양한 스마트폰 제조업체에서 다양한 안드로이드폰을 쏟아낸다. 많은 스마트폰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장점이지만 OS를 얼마나 최적화하느냐에 따라 제품별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윈도우폰7은 MS가 절치부심해 내놓은 스마트폰용 OS다. 그동안 MS는 윈도우모바일 시리즈로 스마트폰 OS를 꾸준히 내놨으나 윈도우모바일 6.5가 무거운 기능 때문에 시장의 냉대를 받으면서 실패의 쓴 맛을 봤다. 윈도우모바일 6.5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은 MS는 제품명까지 완전히 다른 윈도우폰7으로 고친 새로운 OS를 내놨다.
윈도우폰7은 PC용 윈도우7에 가깝다. MS오피스 등이 기본 내장돼 있어 PC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작업을 할 수 있고 심지어 MS의 가정용 게임기인 엑스박스360과도 온라인으로 연결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MS는 이처럼 막강한 윈도우폰7을 앞세워 소위 MS표 스마트폰을 대거 보급해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과 구글에 빼앗긴 주도권을 찾아오겠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OS의 결정력
MS의 윈도우폰7은 IT 시장의 주도권 변화를 여실히 입증하는 좋은 사례다. 10월1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MS 윈도우폰7용 스마트폰 발표회장에서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는 AT&T 관계자들과 함께 단상에 올라 삼성전자, LG전자, HTC 등 관련 스마트폰을 하나하나 소개했다. 예전에는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해야 할 발표회를 MS가 대신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재량권은 거의 없다. MS가 화면 해상도, 디지털 카메라 화소수는 물론이고 초기 화면에 휴대폰 업체들이 설치할 수 있는 독자 애플리케이션 숫자까지 지정해 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묵묵히 감수하는 이유는 스마트폰 OS가 제품 판매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3가지 OS 가운데 특정 OS의 우세를 점치기는 힘들다. 애플 iOS는 깔끔하고 독창적인 UI와 30만개를 헤아리는 엄청난 애플리케이션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으나 폐쇄성이 걸림돌이다. 구글 안드로이드는 개방적이지만 iOS만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갖고 있지 못하다. MS의 윈도우폰7은 PC용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연동 기능을 자랑하지만 후발주자라는 약점이 있다. 그만큼 업계에서는 3가지 OS가 시장을 3분하며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휴대폰 제조업체들과 각국 통신서비스업체들은 이들의 싸움을 지켜봐야만 할 것인가. 여기서 업체들의 고민이 시작됐고, 그 고민의 끝을 독자 OS 개발에서 찾고 있다. 이미 일부 유럽 업체들은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 오렌지, 독일 DT, 스페인 텔레포니카, 보다폰이 함께 스마트폰 OS를 개발하자는 논의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반폰용 ‘바다’ OS를 개발했으며 이를 스마트폰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이들의 결정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