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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

신의 직장 '구글'마저 넘어버린 소셜미디어의 정체는?

사이버 세상에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열풍이 ‘신의 직장’ 타이틀마저 갈아치웠습니다. 미국 취업정보 사이트인 글래스도어닷컴은 12월 15일 SNS 사이트인 페이스북이 2010년 최고의 직장으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는데요. 그동안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인터넷 검색엔진 구글을 제친 것이죠.

 

페이스북의 경사는 이게 다가 아닙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날 페이스북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를 2010년 올해의 인물에 선정하며 그가 “페이스북을 통해 전 세계 5억명 이상을 연결했고 이를 통해 우리가 사는 방식을 바꿨다”고 평가했는데요.

2004년 개설한 페이스북 덕분에 올해 26세인 저커버그는 최소 69억 달러를 가진 세계 최연소 부자가 됐습니다. 페이스북의 탄생비화를 다룬 영화 <소셜네트워크>에서 다소 탐욕스러운 캐릭터로 비쳤던 저커버그는 12월 초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만든 ‘기부서약’에 서명하고 생전에 재산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밝혀 ‘바람직한 젊은 부자’ 이미지를 굳히기도 했죠.
 

 

쌍방향의 ‘소통과 참여’가 가능한 인터넷 환경 웹 2.0과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소셜미디어의 발전으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SNS 열풍이 뜨겁운데요.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대표되는 SNS 가입자는 페이스북이 5억명, 트위터가 1억7천만명(이상 9월 기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오프라인 관계에 기초한 싸이월드나 상대의 동의를 구해 친구관계를 맺는 미투데이가 있긴 하지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일대일 또는 일대 다수의 소통을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죠. 

 

사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2, 3년 전부터 국내에 알려졌으나 영어로 된 홈페이지 때문에 보급이 늦어지다 지난해 가을 아이폰 상륙으로 촉발된 스마트폰 붐이 계기가 돼 국내에도 SNS 열풍을 불러왔는데요. SNS의 ‘원조격’인 싸이월드나 네이버 블로그 등은 한때 해외에서 더 주목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국내 업체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남다른 소통능력을 쫓아가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가을 이후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속히 늘어 2010년 12월 현재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6백10만명(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대비 12퍼센트)에 이르고 있는데요.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이러한 수치는 내년 1천6백20만명(32퍼센트), 2012년에는 2천5백만명(46퍼센트)으로 급증할 전망입니다. 이미 우리나라 직장인의 40퍼센트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고, 이 중 82퍼센트는 트위터 혹은 페이스북 사용자죠.

 

우리나라에서는 페이스북보다 트위터가 좀 더 선호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트위터 사용자들은 지난 9월 태풍 곤파스로 인한 폭우나 지난 10월의 부산 해운대 고층아파트 화재 당시 실시간으로 상황을 중계하며 그 속도감과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는데요. 이미 ‘팔로(follow·다른 트위터 사용자의 메시지를 읽겠다고 신청하는 것)’나 ‘맞팔(서로 팔로잉하는 것)’을 못 알아들으면 젊은 층과의 대화에 끼어들지 못하죠. 어지간한 기업 CEO나 저명인사, 정치인, 연예인들은 물론 트위터의 ‘입소문’에 기대어 기업과 공공기관까지 블로그와 트위터를 이용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트위터 팔로어가 몇 명인지는 지명도의 척도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SNS 이용률은 세계 4위 수준입니다. 미국의 권위 있는 싱크탱크 ‘퓨리서치 센터’가 12월 15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22개국을 대상으로 페이스북과 마이페이스 등 SNS 이용률을 조사한 결과 한국에서 SNS를 이용한다는 응답자는 40퍼센트로, 미국(46퍼센트), 폴란드(43퍼센트), 영국(43퍼센트)에 이어 4위를 기록했죠.

 

이번 조사에서는 두드러진 특징이 조사 대상 국가 모두에서 SNS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사용된다는 것인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18~29세 응답자의 81퍼센트가 SNS를 사용하지만 50세 이상에서는 8퍼센트만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SNS를 통해 반영되는 여론이 일부 계층의 의견만으로 편중될 수 있음을 암시하죠.
 

 

 

 

특히 1백40자 한도 내 짧은 단문으로 개방성과 속도감이 장점인 트위터는 개방성을 강조한 나머지 원치 않는 정보가 노출되고, 자신도 모르게 불리하게 이용될 수 있습니다. 리트윗(RT)이라는 기능을 통해 정보가 빠른 속도로 유통되며 피드백이 오가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유포된다면 걷잡을 수 없게 되기도 하죠.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인간사회에서 소통의 기본은 커뮤니티(공동체)였으나 그동안 매스미디어로 인해 전통적 의미의 커뮤니티가 붕괴됐었다”며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SNS는 새로운 소통 수단이 등장했다기보다 우리가 상실했던 커뮤니티의 부활인 셈”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교수는 “SNS는 다양한 의견의 스펙트럼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다른 의견을 경청하는 사회적 논의 수준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통의 수단만 성장한다면 사회적 혼란과 불필요한 논쟁거리만 야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는 이어 “지금 우리 사회는 SNS라는 새로운 소통 수단의 성장에 걸맞은 성숙이 필요한 시점에 있다. SNS 보급도 중요하지만 오프라인에서의 사회적 격(格)을 높이는 작업에 더 많은 비중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 글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행하는 위클리공감(2010.12.22)에 실렸습니다. 위클리공감 바로가기>


 

[출처] 신의 직장 '구글'마저 넘어버린 소셜미디어의 정체는?|작성자 정책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