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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

'성균관스캔들' 촬영지 낙서 몸살, 문화재 에티켓

최근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성균관스캔들', 지난 28일 방송 보셨나요? 남장여자 김윤희 역을 맡은 배우 박민영이 이번엔 기녀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고혹적인 모습에 넋을 잃은 남성분들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의 로맨스를 그린 '성균관스캔들'은 총 20회 중 현재 10회가 방송되며 중반으로 접어들었는데요. 그동안 홈페이지에 댓글만 7만여 건이 오르는 등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죠.

 

<출처=KBS> 

 

촬영지 곳곳에 낙서…스타에 대한 과잉애정이 문제  

박민영 외에도 박유천, 송중기, 유아인 등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는 '성균관스캔들'은 출연진들을 구경하려는 팬들로 촬영장이 매일 북적인다고 하죠.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팬들의 과도한 애정 때문에 드라마 밖에서 또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일부 팬들이 촬영지 곳곳에  출연진에 대한 메시지를 적은 낙서를 한 것입니다.

 

<출처=KBS>  

처음엔 안내판 등에 간단한 이름 정도로만 그쳤던 낙서가 지금은 그래피티(?)처럼 곳곳에 흉물스럽게 그려져 있다고 하는데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다보니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곳만 골라서 경쟁적으로 낙서를 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죠.  

전통가옥의 외벽부터 안내표지판, 심지어는 기왓장까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인 낙서에 촬영지를 찾은 방문객들도 당혹스러워한다고 합니다.  더욱이 11월 G20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앞으로 찾아올 외국인들이 한옥마을을 방문했을 때 엄청난 낙서를 보고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까지 되는데요. 

 

한옥마을 특성상 개보수 어려워 

'성균관스캔들'의 촬영지인 전주 한옥마을은 태조 이성계 어진을 모신 경기전 등이 있는 전통문화특구로 우리의 소중한 문화자산이죠. 마지막 황손으로 잘 알려진 이석 씨는 실제 한옥마을에 거주하고 있기도 한데요.

 

국내 방문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관광지인 한옥마을은 마을 특성상 쉽게 개·보수할 수 없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낙서된 게시판은 내용을 지우거나 새로 갈면 그만이지만, 낙서로 훼손된 외벽이나 기왓장은 복구가 그만큼 어렵다고 하네요.
 

 

이러한 낙서를 촬영한 사진이 인터넷에 뜨자 네티즌들은

 

     "한옥마을 외국인들이 볼 생각을 하니 부끄럽다"

     "기왓장에까지 낙서하는 심리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는데요. 이에 한 네티즌이 "베스트리플(리플이 가장 많이 달린 글)이 되면 아세톤으로 낙서를 지우고 오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실제 이 글이 '베스트리플'이 되자 해당 네티즌은 곧바로 낙서된 곳을 깔끔하게 지우고 '인증샷'을 올려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 네티즌은 곧장 다른 이들로부터 "개념 있다" "훈훈하다"는 칭찬을 받기도 했죠.  

 

해외 명승지에도 버젓히 적혀있는 한글낙서들 

이러한 낙서는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예전에 해외의 한 문화재에 한글낙서가 버젓히 적혀있어 망신을 산 적도 있었는데요. 당시 인터넷에서는 이를 놓고 반성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매우 컸었습니다.

 

<피렌체 두오모의 한글낙서. 출처=유랑 블로그> 

 

아무리 목표한 바를 다시 한 번 다지기 위해, 그리고 본인들의 사랑을 확인하고 기념하기 위해서라지만, 다른 사람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낙서는 G20을 앞둔 우리에게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할 듯 합니다. 

 

    관련기사 ☞ 희망봉 바위 위의 한글 낙서 (한국경제, 2009. 3. 22)  

 

훼손된 한옥마을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해진 분들 참 많으시죠? 하지만 우리의 소중한 문화자산을 지키는 건 한옥마을에만 국한된 건 아닙니다. 국가에서 지정한 문화재를 관람할 때는 성숙한 시민으로서의 에티켓이 필요한데요. "뭘…다 아는 얘기를 또…"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이번 한옥마을 낙서논란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마음속에 새겨보는 건 어떨까요?
  

 

  *문화재 관람할 때 이것만은 지켜주세요!
 

1.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마세요
이는 미관과 위생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화재 예방도 막아줍니다. 요즘 같은 가을철에는 화재 위험이 많은 만큼, 사소한 쓰레기 하나도 버리면 안 된다는 거 잊지 마세요. 

2. 음식물을 먹어선 안 돼요
간단한 음료수를 제외한 취사 행위나 그 밖의 음식물을 먹는 일을 자제해주세요. '나 한 사람 괜찮겠지'하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다른 관람객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3. 사진촬영은 반드시 허락된 범위 내에서 
요즘은 사진촬영이 보편화되면서 문화재 촬영 또한 허용되는 추세인데요. 다만 저녁시간이나 어두운 장소에서 플래시 등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문화재가 손상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4. 허가되지 않은 장소에 함부로 들어가지 마세요 
대부분의 문화재는 접근 범위가 명시된 안내판이 있습니다. 이를 어기고 임의적으로  문화재에 접촉하거나 지정시간 외에 접근하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겠죠. 

5. 조용한 관람은 상식! 뛰어나 고성을 지르는 행위는 No!
가장 기본적인 에티켓이지만 가장 안 지켜지는 에티켓이죠. 대화는 가급적 낮은 소리로, 문화재를 관람할 때는 주변 지역을 뛰어다니거나 소음을 내지 않도록 주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