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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

가락시장에서 확인한 배추값, 배추 싸게 사려면?

무섭게 치솟던 배추값이 한풀 꺾였는데요. 지난 9월말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10kg 한 망(3포기)당 평균값이 3만 6천원까지 오르던 배추는 현재 2만 원대까지 떨어져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 조금씩 안정 찾는 배추값…한 포기 4900원~6450원에 팔려 (한국경제, 2010. 10. 12) 

하지만 아직까진 예년에 비해 비싼 편인데요, 최근 서울시에서는 전통시장을 통해 배추를 포기당 6000~7000원에 공급해 시민들이 줄을 서서 배추를 구입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죠.  


<정책공감>은 가락시장을 직접 찾아가 채소류 가격 동향과 상인·방문객들의 반응을 살펴봤는데요.

지난달까지만 해도 지나치게 비싼 배추값에 구경만 할뿐 선뜻 구입하는 이들이 없었던 반면, 최근에는 배추나 무 등의 거래가 조금씩 되살아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습니다.  

 

고랭지 배추, 포기당 8천원대 팔려  

"아휴, 말도 말아. 우리 같은 소매상인들은 낮에 사람 상대하는데 마진(이율) 별로 안 붙이고 파는데도 저번 달에는 앉아서 그냥 놀았지. 지금은 가격이 많이 내려서 좀 낫지. 강원도 고랭지 배추는 한 포기 8천원. 망에 들은 건 2만 원. 조금 있으면 지방에서 배추 많이 올라오면 가격 더 떨어질 것 같아." 

85년 개장 이후로 시장에서 농산물 소매상인으로 일해 온 정금난(62) 씨의 말입니다. 그는 "2007년에도 배추값이 많이 올랐지만 이렇게 갑자기 치솟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시장 분위기를 전했는데요.

최근 정부의 수급안정대책이 나온 이후론 가격이 많이 떨어져 주부들이 뒤늦게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지난 9월 말에 3만원 안팎의 초강세를 지속했던 배추값은 10월 들어 경매시장에서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9월 27일 3만6천원을 기록한 후 이달 들어 4일에는 2만8,692원, 6일 1만9,840원, 8일 2만원 등으로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가락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산지 공급량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정부 수입과 지자체 물량이 공급되면서 수요가 분산돼 도매시장 거래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하네요.  

11일 가락시장을 찾은 주부 이준선(42) 씨는 "지난달에는 과일이랑 배추 좀 골고루 사려고 시장에 왔다가 배추값에 놀라서 빈손으로 돌아갔다"며 "가격이 떨어졌다는 말을 듣고 왔는데 예년보다 비싸긴 하지만 6포기 구입해 한시름 덜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산 배추·무 수입관세 한시 폐지…내달쯤 포기당 2천원대 회복할 듯 
 


최근 정부가 발표한 '채소류 수급안정대책'은 이달 말까지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공급량을 늘려 배추값을 내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를 위해 농수산물유통공사를 통해 중국에서 배추 100t, 무 50t을 우선 들여오고, 올해 연말까지 배추와 무 수입 때 붙는 관세(각각 27%, 30%)를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배추값이 높았던 지난 2007년 8월~12월 2059톤 수입을 제외하면 중국 등에서 들여오는 신선배추의 연간 수입량은 100~200t 가량이라고 하네요.  

여기에 이달 중순까지 2만 8천t(배추 2만t, 무 8천t)의 고랭지 채소 잔량을 조기 출하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인데요. 보통 1~4월에 출하되는 월동배추의 경우도 12월 중 조기 출하해 5만~6만t 가량의 가을배추 수요 부족분을 메우기로 했습니다. 

김장용 재료인 마늘과 고추 등은 의무수입량인 저율관세할당(TQR)물량을 도입하고 김장철에 공급하게 됩니다. 특히 유통과정의 불법행위로 가격이 왜곡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채소류 사재기, 출고시기 조절 등 불공정행위와 가격 담합에 대한 단속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달 중순까지 무, 배추 가격의 급등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고랭지 2기작이 출하하고 얼갈이 배추 등의 소비가 늘면 11월 배추 가격은 포기당 2천원대(평년 1240원), 무 가격은 개당 1500원(740원)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
했습니다. 
 

 

김장배추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하려면?  

김장을 서두르시는 분들은 농협이나 각 지자체 전통시장, 또는 생협을 이용하면 좀 더 저렴하게 배추를 구입할 수 있는데요.

농협에서는 김장배추 3백만 포기를 사전 예약을 통해 포기당 2천원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12일부터 인터넷 홈페이지(www.nonghyup.com)를 통해 선착순으로 예약접수를 받는데요. 예약분은 11월 29일부터 농협유통센터를 통해 공급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또 농협 유통센터를 통해 가을배추가 30% 할인된 포기당 5천 6백원 선에서 판매된다고 합니다.  

서울시는 배추 30만 포기를 재래시장을 통해 시세보다 70% 저렴하게 공급하는데요. 서울시가 공급하는 물량은 최근 가락시장 하루 평균 반입량인 370톤의 3배(약 3일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매일 30~40톤의 배추가 지역 전통시장에 공급될 예정입니다.  

대구와 인천시 등 지방에서도 할인 배추를 공급하는데요. 대구시는 배추 5만 포기를 도매시장 경락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며, 인천시도 매일 20톤씩 시중가의 60% 수준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생활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농산물 매장을 이용할 경우 각종 채소류가 시세보다 최대 60%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데요. 국내 최대 생협인 한 살림을 비롯해 불교계 사회적 기업 '연우와 함께', 인드라망생활협동조합 등은 시중의 3분 1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채소를 팔고 있습니다. 이는 파종기에 생산자와 계약재배 방식으로 미리 값을 정해 시장가격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죠.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국민들도 농가의 작황과 유통과정에 대해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아지신 것 같은데요, 정부의 수급안정대책과 함께 출하량 감소 등에 대한 장기적 대안이 마련돼, 김장철에 배추걱정 하는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